[OSEN=이소담 기자] 20년 전 가수 양파의 등장은 그야말로 혜성 같은 데뷔였다. 1996년 12월 데뷔곡 ‘애송이의 사랑’을 발표하고 이듬해인 1997년 3월 MBC 음악프로그램 ‘인기가요 베스트50’(지금의 ‘음악중심’)에 우연히 올랐다. 그 이후로 약 3개월 간 지상파 3사 음악방송 1위를 연달아 휩쓸었다. 지금의 ‘괴물신인’의 원조격이라 하겠다.
어느덧 활동 20년이 넘는 베테랑 가수가 됐다. 과거의 영광은 분명 부담처럼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이번 신곡 ‘끌림’을 발표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고민을 겪었던 바다. 게다가 정규앨범은 무려 6년 만에 발표하는 신보다. 그 사이 음악 산업 환경도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녀에게 궁금해 하는 키워드도 많은 것이 변화했다.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거나 인터뷰를 진행할 때마다 결혼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고.
다음은 양파와 나눈 일문일답.
-데뷔년도가 정확히 몇 년도인 건가.
▲1996년 12월 27일에 앨범이 나왔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방송 데뷔를 1997년 3월에 했다. 앨범이 나왔는데 같은 반 친구들이 담벼락에 포스터 붙여주고 그랬다. 자기들이 봐도 예쁘거나 끼가 많은 애도 아니고 조용히 공부만 하던 애였는데 갑자기 앨범을 내니까 애들이 응원을 해줬다. 스케줄이 하나도 없으니까 나는 그래도 학창시절에 데뷔도 해보고 음반도 하나 가지고 기념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 만족하자고 겸허하게 받아들였는데 정말로 우연히 지금의 ‘음악중심’인 MBC ‘인기가요 베스트50’ 피디님께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 우연히 제일 윗장에 한 어린 애가 째려보고 있어서 CD를 들어봤는데 좋아서 섭외해보라고 했다더라. 당시 ‘전사의 후예’가 1등하는 날 바로 앞전에 2분 50초로 잘라서 노래하라고 해서 데뷔한 게 3월로 알고 있다. 그 데뷔 무대에서 기억나는 건 정말 암전이었다. 정말 안 보이는데 어린 친구들이 따라 부르고 있더라. 그렇게 데뷔 프로그램을 했는데 그리고 연달아서 3사를 2~3달 동안 1등하면서 굉장히 참 어려움 없이 1집부터 해나가게 된 거다.
-또 한 번 히트곡을 발표하고픈 욕심?
▲당연히 있다. 아마 히트곡에 대한 욕심이 없는 가수는 아마 한 명도 없을 거다. 히트곡으로 가는 길이 어렵고 여러 가지 이유에서 포기하고 외면하고 하는데 저는 60살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몇 십 주년 기념 콘서트 하고 싶으니까 현역 가수로서도 히트곡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이 안 하던 방송들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깨달은 것이 있는데 제 히트곡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르는 노래들이다. 저를 아는 사람들에게도 옛날의 양파의 모습이 진하고 제가 업데이트를 잘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인기가 많았던 것, 센세이셔널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실 때 그때 기억이 저도 났으면 좋겠는데 저는 말하자면 그 안에 있었고 밖에서 봤던 사람들의 느낌을 저는 알 수가 없었다.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 저는 잘 모르지만 지금보다 더 바쁘고 할 일도 더 많았으니까 더 지쳐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외국으로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을 만큼 답답했나보다. 인기가 많고 그럴 때는 무엇이든 옆에서 많이 사랑해주고 좋아해주니까 작품을 많이 낼 수 있지 않았나. 요즘엔 시장도 많이 바뀌고 그랬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들어줄까 의구심이 든다. 옛날에는 그런 생각을 안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에는 인지도에 따라서 아마 음악 소비도 연결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옛날보다 어렵다. 그게 어떤 면으로는 음악적인 자유를 줄 수 있을 거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의 곡들과는 신곡의 창법이 굉장히 다르다.
▲이 곡 말고도 다른 곡을 준비한 게 있었는데 가장 양파다운 목소리와 발라드의 곡으로 익숙하게 찾아뵙느냐, 아니면 ‘이 목소리 누구지?’, ‘누군지 모르겠는데 좋다’, ‘알고 보니까 양파래’ 같은 새로운 느낌의 양파로 돌아가는 건 어떨까 고민 사이에서 이 곡을 먼저 선보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작업하면서 창법을 변화해서 노래하는 것에 굉장히 노력을 기울였다. 가창력보다 느낌과 감성 위주로 노래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잘 부른 버전보다 감성이 좋은 것들을 골랐다. 그동안 경연 프로그램이나 지르고 가창력을 강조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은데 그런 것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요즘에 방송에 나가면 ‘결혼 안 해?’ 질문을 하실 때마다 저는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다. ‘할 때 되면 하겠죠’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릴 때 음반을 낼 때 해나갈 때에도 이 필드에 계속 갇혀 있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어느새 돌아보니까 누구보다 저야말로 이곳에서만 살고 있었더라. 이 일이 나에게 정말 중요하구나, 내 인생을 다 담는 그릇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너무 괴로울 때는 도망치고 싶고 음악도 싫어한다고 생각했고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너무 고맙고 좋다. 이렇게 노래를 할 수 있고 새로운 것으로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이 너무 감사하다. / besoda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