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가 돌아왔다
소속사 분쟁에 '무대 밖 생활'
바가지 스타일 대신 긴머리로 변신
타이틀곡 '사랑..그게 뭔데'로 새출발
"한곡의 가사를 쓰는데 한달 이상이 걸리더라구요."
6년만에 컴백한 양파에게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물으니 '감추기'라는 답변이 나왔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아 재차 물으니 "지난 시간 동안 머리 속에는 분노, 회의, 좌절로 가득했는데 사랑 가사를 쓰려니 쉽지 않더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소속사 분쟁으로 뜻하지 않게 가수에게 생명과 같은 무대를 빼았겼으니 오죽했을까.
"일은 사람의 정체성을 명명해 주는데 저는그것을 빼앗겼잖아요. 그러다 앨범 준비를 하며 사랑 노래를 쓰려니 너무 어색해 예전 같으면 하루에 끝날 일을 두달 가까이 걸렸어요."
양파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대중성이었다. 그동안 팬들이 갖고 있던 양파에 대한 이미지에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고 싶었기 때문. 그러다보니 오래전에 써 놓았던 가사를 모두 뒤집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타이틀곡은 '사랑..그게 뭔데'. 가성과 진성을 섞어가며 부르는 양파의 가창력은 기다린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고 특히 유명한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연상시키는 앙칼진 목소리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쉬는 동안 음악적 욕심이 터질 것 같이 모였어요. 그만큼 주류 음악에서 멀어졌을 수도 있지요. 그래서 타이틀곡은 히트 작곡가인 박근태씨의 것으로 선택했지요."
욕심을 버렸지만 앨범 전체를 보면 원하던 음악을 이뤘다는 흔적이 역력하다. 총 6곡의 노랫말을 썼고, 작곡은 2곡을 했다.
자작곡 '친절하네요'는 복고풍 3박자 왈츠 속에 연극적 느낌마저 주는 절절한 가창이 눈에 띄는 곡으로 기존 가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 작정하고 어렵게 만든 '메리 미(Merry Me)'도 양파의 머리에서 나왔다.
보컬로서의 만족도는 '한사람은'이 높은 반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노래 부분은 아쉽지만 사운드적인 완성도가 그만이다.
오랜만의 컴백에 팬들은 양파의 달라진 외모에 많은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이 교정의 효과일 것이에요. 한 3년간 교정기를 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을 제외하면 젖살이 빠졌고 운동을 통해 몸에 근육이 좀 붙었다고 할까"라며 웃어 넘긴다. 또 "예전처럼 바가지 헤어스타일을 하면 똑같다고 할 분이 많을 것"이라며 머리카락을 눌러보였다.
기나긴 공백기로 10대 팬들에게는 낯선 가수가 되어 버린 양파.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겁니다. 양파의 노래는 넓은 팬층이 공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만큼 가요계에 새로운 바람이 조만간 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