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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데뷔한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가 비전트립을 간 근황을 전했다.

가수 양파가 방문한 곳은 인도의 찬디가르(Chandigarh) 지역이다. 양파는 인도에 방문한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그 전문.
에어컨 없이는 단 몇 분도 힘들었던 올 여름을 보내며 매일 죄책감에 시달렸던 건 에어컨도 가족도 없는 쪽 방촌 어르신들 때문이었다. 물론 씩씩하시지만 혼자 계시는 외할머니 생각에 선지 그랬었다. 소방관 아저씨들이 매일 낮 2시에 물을 뿌려 주신 단 기사에 다행이다. 누군가 성금을 쾌척 했다니 난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으로만 그치던 어정쩡한 내가 못마땅했던 시기에 떠난 인도.

정신을 깨우기 위한 극한 체험을 바랐던 것도, 인도 땅에 대한 오랜 갈망이 있던 것도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 신기하게도 나는 그 냄새 나고 낙후된 땅을 넉넉히 덮고도 남는 아름다움과 사랑에 빠졌다”며 “아이들의 눈, 찬란하고 모던하다 말하고 싶은 색감의 도시와 패션, 행복해보이는 착한 사람들, 르 꼬르뷔지에가 디자인한 도시 건축들, 자연,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한 모든 일들 때문에 그렇다.

일정 둘째 날, 다두마즈라라는 난지촌에서 만난 내 아들. 보통 땐 악취가 견디기 힘들 정도 라는데, 그 날 아침은 하늘이 도우셔서 비가 씻어낸 뒤라 좀 나았던 그 쓰레기 더미 속을 맨발로 마중 나온 인형같이 작은 아이 아비시 바로 이 녀석이다.

어디든 내 손을 찾아 내 손가락 두마디만한 작은 손을 끼워 넣는 똑똑한 아이. 몰려드는 큰 아이들 사이에 배려심이 많고 나이보다 성숙한, 교육을 잘 받으면 좋은 어른이 될 것 같은 저 녀석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고 했다. 부모의 뒤를 이어 5형제 모두 폐품을 팔아 생계를 이을 거라 했고, 카스트 제도가 법적으로 없어졌음에도 신분상승의 욕구가 습관처럼 없는 문화라고.

미국유학 중 들었던 성적으로 1-2위를 다투는 건 인도인과 한국인이라는 얘기 속 그 인도인은 브라만일거다. 여전히 국가의 중추를 쥐고 있다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등 상위계급들은 #아비시 같은 아이들의 삶을 그냥 내버려둔다. 아비시가 교육을 받고 생각이 자라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는 걸 원치 않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