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 “다양한 페르소나가 되는 것이 좋아요”

‘애송이의 사랑’을 부르며 우리 곁에 찾아온 가수 양파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고교생의 앳된 모습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도 그대로였고 쾌활한 모습도 여전했다. 하지만 최근 양파가 공개한 ‘끌림’에서는 중견가수로서 한층 더 성숙한 목소리가 귀를 사로잡는다.

“노래의 틀안에서 어울리게 효과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서 바꿔봤다”는 그는 “지금까지 알려진 양파의 히트 발라드는 특별한 창법이 있는데 지금까지 20년 동안 음악을 하면서 수록곡에는 락, 재즈 등 다른 장르가 있었고 곡에 맞추어서 창번이나 톤을 변화해왔다. 한 가수가 한 목소리를 우직하게 유지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곡과 가사에 맞춰서 다양한 페르소나가 되는 것이 좋고 실험적인 새로운 결과물을 바라는 마음에서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양파의 목소리에는 분명 한국적인 감성인 속칭 ‘뽕끼’가 담겨 있다. 그는 “이적씨가 저의 첫 인연이고 뮤지션인데 ‘너는 심수봉 선생님 계보이고 뽕끼가 큰 돈을 벌어줄 것’이라고 했다. 어릴때는 고민도 하고 그 단어에 질겁을 했는데 10년을 지나면서 나의 무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하는 음악이 서양음악이라서 뽕끼라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한국사람이고 한국사람을 위해 한국어로 노래를 하니깐 장점이 될 수 밖에 없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노래마다 뽕끼를 더 낼지 숨길 지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 곡의 스타일과 어울리는 보컬을 찾는다. 자칫 뽕끼가 넘치면 오래 듣기 힘들 수 있지만 나이 들수록 간소해지고 가장 담백하고 모든 감정을 담고 싶다”고 밝혔다.

양파는 1997년 데뷔 후 어느새 가수라는 이름으로 20년을 살아왔다. “부끄럽게도 나는 활동도 많이 못했고 그 활동안에 성장도 더뎌서 부끄럽다. 20주년이면 정규로 컴백하고 싶었는데 요즘 시장 자체가 다 들어 보지 않아 한장한장 찍어서 발표해보고자 한다. 월간 윤종신같은 콘셉트인데 패러다임이 바뀐 시장에 오래된 연차 가수에는 좋은 방식인것 같다. 사실 어릴때는 평생 노래하면서 늙어가는 것을 고집하려고 하진 않았는데 지금은 고생을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려고 한다. 양파라는 아티스트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양파는 이번 신곡을 시작으로 10년 만의 정규 앨범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양파는 “정규는 10년만인데 회사에 둥지를 트는게 늦어지면서 함께 늦어졌다. 혼자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고 ‘나가수’를 하면서 너무 고달팠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어 “다양한 곡을 준비하고 있는데 나얼씨와 윤종신씨 등이 함께 할 것이고 다른 아티스트도 참여할 것 같다. 콜라보 형식으로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오랫동안 작업을 하면서 지금 친구들에게 양파라는 사람의 업데이트 버전을 들려드리려면 감각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함께하고 아티스트로 주저없이 검정치마를 꼽았다.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다고 느꼈고 아름답다고 느꼈다. 멜로망스 정동환과도 공연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너무 떠서 스케줄이 힘들것 같다.(웃음) 20대 초반에만 나오는 감성과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엄청 많은데 하림과도 같이 하는게 있을 것 같다. 몽골 선교 여행을 갔는데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요즘은 가사부터 먼저 생각하는데 좋은 뮤지션과 콜라보를 하면서 만들어가고 싶다.”
최근 가요계에는 양파와 같은 시절 데뷔한 스타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당시 H.O.T가 먼저 였고 이기찬, 이지훈, 제가 있고 그 이후에 젝스키스 핑클 SES 신화 등이 있는데 거의 다 동년배고 활동하는 친구가 많다. 최근 다시 뭉치거나 결혼해서 사는 것을 보면 대견하고 같이 걸어가는 느낌이다. 대외적으로 양파의 이미지가 엄청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고상하게 늙어갈거라 생각하는데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서 서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60대가 되고 블론디 헤어로 염색하고 미니스커트에 반짝이 부츠 신고 다니고 싶다. 요즘은 멋있게 보이는 건 의도한 것이 아니라 그 멋짐 자체가 공감이라고 생각이 든다.”

달라진 음악 시장, 이제는 음원 성적이 신곡의 반응을 알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됐다. 양파는 “스밍(음원 스트리밍)이라는 단어도 낯설고 지금 처음 스밍을 돌리고 있다”며 웃음 지은 후 “현실을 잘 파악라고 있다고 생각했다. 2012년에 낸 신곡은 진입을 1위를 했고 2013년 신곡은 10위대로 진입 후 광탈을 했다. 그 시점 이후로 음악의 트렌드가 바뀌었고 새로운 얼굴도 많이 생겨서 시장이 바뀌어서 100위권 안에 못 들면 어쩌지 걱정을 했다. 순위를 논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인지도 면에서도 많이 떨어져 있고 현실”이라고 전했다.

“감수성 짙은 어린 시절 일찍 데뷔하면서 함께 자라온 또래 세대에 내 기억이 담겨 있다. 그 분들의 인생에 들어가 있는게 정말 ‘우아’싶더라. 이것은 억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일찍 데뷔한 것을 참 잘 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유명해지고 싶지는 않고 나를 못 알아봐주는게 좋은데 음악은 많이 좋아하길 꿈꾸는 사람이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