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가요계를 사로잡으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가수 양파가 신곡으로 돌아왔다. 어떤 수식어가 붙어도 어색하지 않은 가수 양파가 익숙하고도 낯선 음악으로 팬들을 만난다.
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모처에서는 가수 양파의 새 싱글 ‘끌림’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
양파의 이번 새 싱글 ‘끌림’은 히트곡 제조기로 손꼽히는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직접 손을 잡고 만든 브리티시 발라드 곡이다. 8비트의 베이스라인과 기타리프가 모던록 발라드의 분위기를 만들고 스트링의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져 기존 발라드들과는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기존의 양파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곡이다. 의외였다. 양파는 “과거 양파의 곡은 기승전결이 뚜렷했다면 ‘끌림’은 굉장히 팝스러운 느낌이다. 짙은 감성을 토로하는 느낌보다는 편안하게 틀어놔도 무방할 젖어드는 감성의 곡”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사실 고민을 많이 했다. 양파스러운 발라드로 나가야 친근하고 익숙하게 생각해주시지 않을까 싶었다. 너무 예상대로 가면 오히려 재미없지 않을까 싶었다. 다양한 노래 중에 이 곡이 호응이 좋았고 가장 빨리 완성됐다”며 “딥 발라드 하는 느낌으로 노래를 했다면 스타일리쉬 하지 않았을텐데 담백하게 들리는 숨소리나 에어를 많이 섞고 내지르지 않고 속으로 삭혔다고 하더라. 보통 양파라면 감정이 치중돼 있을 수도 있는데, 조금 당당하게 부르자고 생각하고 많이 계획하고 부른 노래다”라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활동하게 된 소감에 대해 “일단은 너무 감사하다. 20년차 가수라는 말이 사실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20년이 된 게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20년동안 오로지 음악만 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부끄러웠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텀에 앨범을 내도 많이들 찾아와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너무 기쁘다. 되게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 나이도 있는데 여전히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게 굉장히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긴 공백기 뒤에 컴백했기 때문에 불안함은 없었을까. 양파는 “불안함에 대한 단련이 20대 초반부터 다져왔었다. 20대 초반에 4집을 낸 이후에 6~7년간 안 좋은 일로 공백이 꽤 길었다. 그때 단련이 돼서 공백이 두렵거나 잊혀질까봐 두렵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게 더 별로인 것 같기도 하다”며 “안달해서 겁내서 열심히 더 빨리 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양파의 스토리를 보시면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닌가보다 싶다. 제 페이스대로 꾸준히 하고 싶다”며 “그동안은 회사 부분이나 외적인 부분이 힘들었다면 이제는 그런 부분이 안정됐기 때문에 꾸준히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수 양파는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이했다. 흐르는 시간만큼 과거 데뷔 당시의 목소리나 분위기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이에 대해 양파는 “제가 술을 끊었다. 주량이 너무 안돼서 1년에 4~5번 마시면 많이 마신다. 그런데 한 번 마시면 끝장을 볼 정도로 마셨다”며 “요즘엔 거의 안 한다. 일찍 자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 운동도 근력 운동이나 수영, 플라잉 요가 등 여러 종류의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단련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목소리가 변하는 건 나쁘기 보다는 좋다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이 사람의 얼굴이나 생각, 나이듦에 따라서 변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목소리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중 분들의 입장은 그 소리를 바라시기 때문에 사실은 가수도 사람인지라 ‘애송이의 사랑’과는 똑같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대는 정말 성실하게 살았다. 이렇게 까지 성실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살았다. 그런데 20대는 끝없는 방황의 시기였던 것 같다. 30대도 여전히 우왕좌왕 했었다. 30대 중반부터 그릇의 크기에 대한 인정이 생겼다. 꿈 많고 욕심만 많았던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니었나보다 하는 생각을 시기였다. 그러고 나니까 조금 마음이 안달복달하고 괴로워하고 그랬던 게 많이 없어졌다”며 “지금 오히려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이야기 했다.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면서 가장 큰 일탈로 ‘유학’을 꼽았다. 그는 “그 일탈이 제 인생에 큰 영햐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대학을 갔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싶었다”며 “그때 결정을 할 때는 상황이 너무 괴로웠다. 음악 때문이라고는 보였지만 장학금을 탈 수 있다고 해서 이런 좋은 기회에 가자는 생각에 갔던 거였다. 그때 처음 해본 것도 많았었다. 그래서 굉장히 좋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음악적인 일탈을 못했던 것 같아서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음악적 일탈에 대해 그는 “록밴드를 하고 싶었다. 친한 동료들과 발촉식을 하기도 했다”라고 웃으며 “얼마 전 ‘불후의 명곡’에서 신중현 선생님 특집을 한다고 해서 밴드 칵스라는 친구들과 무대를 한 적이 있었는데 잊고 있었던 밴드로의 꿈과 열정들이 슬쩍 올라오더라”고 고백했다.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