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양파(본명 이은진)가 고(故) 휘트니 휴스턴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노래했다. 원래 잘하는 가수인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생애 첫 뮤지컬에 도전한 그가 펼칠 화려한 무대에 벌써부터 호평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보디가드' 프레스콜에는 가수 양파와 손승연, 뮤지컬 배우 정선아, 배우 박성웅, 이종혁 외 여러 뮤지컬 배우들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시연을 선보였다.

지난 15일 베일을 벗은 '보디가드'는 1990년대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보디가드'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한층 간결해진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연출에 세계적인 디바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들이 더해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이 주연을 맡은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보디가드’의 한 장면. 영화 OST와 휴스턴의 히트곡을 적절히 섞어 뮤지컬에서 노래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신시켜줬다. CJ E&M 제공 특히 이번 아시아 최초 한국 초연에서 주목할 점은 '알앤비 디바'에서 '뮤지컬 디바'로의 도전을 시작한 양파의 출연이다. 약 6개월에 걸친 까다로운 오디션 과정을 통해 손승연, 정선아와 함께 레이첼 마론 역에 캐스팅된 그는 생애 첫 뮤지컬 무대임에도 명불허전 가창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 프레스콜의 오프닝 무대 또한 양파가 꾸몄다. 강렬한 무대 장치 및 퍼포먼스와 함께 '퀸 오브 더 나이트(Queen of the Nigh)'를 부르며 등장한 그는 다소 과격한 댄스에도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 감탄을 자아냈다. 양파는 이어 '그레이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을 부르며 감성적인 보컬을 자랑하기도 했다.

또 다른 레이첼 마론인 손승연, 정선아도 만만치 않은 무대를 꾸몄다. 손승연은 '마얀 메들리(Mayan Medley)', '런 투 유(Run To You)', '원 모멘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을, 정선아는 '아이 해브 낫띵(I Have Nothing)', '지져스 러브 미(Jesus Loves Me)',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를 흐트러짐 하나 없이 멋지게 소화해냈다.

여기에 레이첼 마론과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가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의 박성웅과 이종혁이 이들을 든든하게 받혀줬다. 특별히 노래를 부르진 않았지만 탄탄한 연기력으로 몰입감 높은 무대를 만들어냈고, 여기에 레이첼 마론의 언니 니키 역의 최현선과 아들 이태경군, 스토커 역의 이율이 가세해 한층 풍성한 무대를 펼쳤다.

그리고 마지막은 다시 양파였다. 공연의 커튼콜인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썸바디(I Wanna Dance With Somebody)'를 부른 그는 강렬한 비보이, 군무와 함께 관객들도 즐길 수 있는 무대를 꾸몄고,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선사했다.

이날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 아름다운 의상 등의 세세한 부분부터 스피디한 스토리 라인 등의 전체적인 틀까지, 공을 많이 들인 만큼의 퀄리티를 자랑했던 '보디가드'. 여기에 19년 차 가수 양파의 새로운 도전은 물론 손승연, 정선아, 박성웅, 이종혁 등의 배우들이 힘을 더해 웰메이드 뮤지컬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한편 '보디가드'는 내년 3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nahee126@news1.kr
오마이포토.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