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2015년 추신수의 텍사스 홈 경기 때 양파 애국가
  8년 후 SSG 안방에서 재회
  "애국가 들은 맥카티, 누가 부른 건지 궁금해했다"

가수 양파(왼쪽)과 SSG 추신수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역시 아직까지 노래를 잘하시더라.”(추신수)


“8년 전보다 더 멋있어졌다.”(양파)


프로야구 SSG 추신수와 가수 양파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8년 만에 재회했다. 이날 양파가 SSG-한화전에서 애국가를 불렀고, 추신수는 더그아웃에서 2015년 글로벌 라이프 파크(텍사스 레인저스 홈구장) 이후 다시 한번 양파의 애국가를 들었다.

이들은 행사 후 잠시 시간을 내 인사를 나눴다. 추신수는 “역시 아직까지 노래를 잘하시더라”면서 “커크 맥카티 선수가 애국가를 듣더니 누가 부르는 건지 궁금해했다”고 전했다. 이에 양파는 “8년 전보다 더 멋있어진 것 같다”고 화답하면서 추신수의 몸 상태부터 걱정했다.

추신수는 지난 12일 한화전에서 주루 플레이 중 발목을 다쳤는데, 부상 정도가 크지 않아 엔트리에서 빠지지는 않았다. 추신수는 “예전 같았으면 벌써 뛰어다녔을 것 같은데 이제 마흔 살이 넘다보니, 20~30대 시절에 비하면 회복이 늦다”면서 웃었다.


양파가 14일 SSG-한화전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김지섭 기자
8년 전 만남도 재차 떠올렸다. 양파는 2015년 6월 16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벌 라이프 파크에서 메이저리그 경기 시작 전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불렀다. 당시 추신수가 몸 담고 있었던 텍사스 구단의 ‘한국인의 날’이었고, 댈러스 한인회가 양파를 초청했다. 양파는 “추 선수가 준비를 많이 해줬다”며 “다음 날 경기가 있어 쉽지 않았을 텐데 식사까지 대접해줬다. 마음이 참 좋은 분”이라고 돌아봤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한국 애국가를 들었을 당시 소름이 돋았다. 한국인이 미국 국가까지 잘 부르는 걸 보면서 선수들도 신기해 했다”고 했다.

당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양파는 이날 추신수의 등 번호 1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애국가를 열창했다. 양파는 “공교롭게도 내 생일이 (3월) 17일”이라며 “추 선수도 혹시 등 번호가 생일과 관련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추신수는 “초등학교 때 달았는데 그냥 숫자가 좋았다. 감독님이 추천해줬고, 17번을 달고 계속 잘해서 지금까지 달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둘은 “다음엔 내가 밥을 사겠다”고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