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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준화 기자]양파(이은진)는 까면 깔수록 매력적인 가수다. 가녀리고 아름다운 미성 안에 이토록 단단한 고음 알맹이가 들어있을 줄이야. ‘나가수3’ 무대에 선 양파는 19년 전 ‘애송이의 사랑’을 부르던 어린 소녀 가수가 아니었다. 양파는 지난 6일 방송된 MBC 음악버라이어티 ‘나는 가수다-시즌3’(이하 ‘나가수3’) 3라운드 1차 경연에서 이적의 ‘하늘의 달리다’로 1위에 올랐다. 이번 라운드는 ‘듀엣미션'. 경연에 참여하는 가수들 이외에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실력파 조력자들이 총출동했다. 나윤권&윤하, 박정현&홍광호, 소찬휘&반, 하동균&이정, 스윗소로우&정인, 휘성&제시, 양파&김연우가 팀을 이뤄 경연에 참여했다.

이날 가수들의 무대에 순위를 정하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누가 1위가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만한 좋은 무대들이 대거 연출됐기 때문이다. 새 가수 나윤권은 윤하와 함께 음색이 돋보이는 듀엣무대를 꾸미고, 박정현은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홍광호와 호흡을 맞췄다.

또한 소찬휘는 록밴드 브로큰발렌타인의 보컬 반과 함께 록의 진수를 보여주는 무대를, 하동균은 절친 이정과 함께 진심이 담긴 무대를 선보였다. 스윗소로우는 유니크한 보이스를 지닌 정인과 특별한 하모니를 만들어 냈으며, 휘성은 카리스마 래퍼 제시와 함께 청중을 압도하는 듀엣무대를 보여줬다.

그 중에서도 양파의 무대가 유독 인상 깊게 남는 것은 1위를 차지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날 든든한 지원군인 김연우와 함께 무대에 오른 양파는 특유의 미성으로 곡의 초입을 장식했다. 이후 단단한 고음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올렸다. 그간 발라드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양파지만, 밴드사운드와 함께 락의 느낌으로 편곡된 빠른 템포의 곡도 멋지게 소화해냈다. 찢어진 스타킹이 괜히 어울린 것이 아니다.

곡의 후반부 무대에 등장한 김연우는 양파의 무대에 힘을 보탰다. 특히 마지막 샤우팅을 주고받으며 고음을 폭발시키는 부분이 백미였다.

양파는 이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첫 경연에서 3위를 차지한 이후 5위부터 7위까지 밀려나며 탈락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여리 여리한 몸으로 잘도 버텨냈다.

확실히 양파는 ‘나가수’를 통해 재조명 받고 있는 가수 중 하나다. 앞으로 남은 경연들을 통해 그의 어떤 모습을 발견하게 될까.

한편 이날 3라운드 1차 경연에서는 양파가 1위, 박정현이 2위를 기록했으며, 소찬휘가 3위, 하동균이 4위, 휘성이 5위를 차지했고, 나윤권은 6위, 스윗소로우는 7위로 밀려 탈락의 위기를 맞게 됐다.

joonamana@osen.co.kr / <사진> MBC '나가수3' 방송화면 캡처